“대여비보다 싸요…이후 당근합니다”
가성비·개성·실속웨딩 추구 트렌드
30대 조모씨가 온라인에서 구매한 웨딩드레스로 촬영한 스냅 사진.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예비신부인 30대 조모 씨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6만원짜리 흰색 웨딩드레스를, 테무에서 조화용 부케를 주문했다. 수선비(3만5000원)까지 포함해 약 10만원에 준비한 셈이다. 조 씨는 “제 옷이라 오염 걱정도 없고, 결혼식 이후엔 드레스를 중고로 판매할 계획”이라며 “스드메(스튜디오촬영·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가격이 268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셀프 웨딩 촬영을 해 53만원을 아꼈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웨딩드레스를 준비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획일화된 고가의 드레스보다 미니드레스, 원피스 등 자신의 스타일로 실속을 챙기는 방식이다. 패션업계도 분주하다. 웨딩 컬렉션을 선보인 SPA브랜드나 저렴한 웨딩드레스를 선보이는 디자이너도 잇따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의 올해 1월부터 4월 웨딩드레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셀프 웨딩 촬영에 활용할 수 있는 웨딩원피스는 634%, 브라이덜 샤워 원피스와 웨딩슈즈는 각각 68%, 10% 증가했다. 촬영용 드레스의 경우 본식보다는 품질 부담이 적어 더욱 저렴한 가격대에서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근마켓에서 재판매 중인 웨딩드레스들. [독자 제공] |
지그재그에서 판매 중인 웨딩드레스들. [지그재그 캡처] |
또 다른 예비신부 30대 박모 씨는 “드레스샵에서 촬영용 드레스를 빌리면 세탁비에 약 3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비슷한 옷이 각각 4만원, 7만원에 불과해 두 벌을 사서 20만원 이미 아꼈다”고 전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옷인 세레모니 웨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원피스, 블라우스 등 W컨셉의 올해 1~4월 세레모니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해당 의류는 웨딩 촬영 이외에도 2부 예식 드레스, 브라이덜샤워 등 다양한 이벤트에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가성비 소비, 또 개성 중시 문화로 10만원~30만원대 촬영용 드레스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되팔거나 일상에서 활용하는 고객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웨딩 전용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 비에유 바이 브라이드앤유 브라이덜. [W컨셉 캡처] |
H&M의 여성 웨딥샵 페이지. [H&M 캡처] |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는 촬영 등을 끝내고 되파는 웨딩드레스를 많이 볼 수 있다. 제품의 상태에 따라 새 상품 수준의 제품을 살 수 있어, 거래도 빈번하다. 패션 브랜드가 웨딩 전용 상품을 선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에유 바이 브라이드 앤유 등 웨딩에 집중한 브랜드를 비롯해 룩캐스트, 플로움처럼 세레모니 컬렉션을 내놓은 곳도 있다.
‘알뜰 웨딩’ 유행에 글로벌 SPA브랜드들도 웨딩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H&M은 ‘여성 웨딩 샵’ 페이지에서 드레스, 웨딩 슈즈, 헤어핀 등 135개 품목을 판매 중이다. 애버크롬비 & 피치, 포에버21 또한 자체적인 웨딩 컬렉션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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