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기업, 북미·아시아 시장 공략 속도
LG전자, 아시아 핵심고객 불러 기술 소개
삼성전자, 美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29일 컨설턴트들이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LG전자의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비컨)을 소개받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로 가전 시장에서 맞붙고 있는 가운데, 전장을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에 대한 관심 증가로 냉난방공조시스템이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는 데다 AI 도입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급속한 증가로 관련 공조 시장도 급성장해 양사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에서 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 28일 처음으로 해외 냉난방공조 컨설턴트를 국내로 불러 자사 고효율 주거 및 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나흘에 걸쳐 열리는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 LG Alumni Event(알룸나이 이벤트)’에는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싱가포르의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에너지 절감에 최적화된 HVAC 솔루션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하고, LG전자 냉난방공조 제품이 설치된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와 하남 스타필드를 방문했다.
컨설턴트는 업무·숙박시설, 쇼핑몰 같은 대형 빌딩을 지을 때 건물 규모와 용도,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냉난방공조 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B2B 영역의 핵심고객이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 지역 B2B 핵심 고객들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며 HVAC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는 상업용 빌딩 건설이 늘어나고, 각 정부가 고효율 에너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고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LG전자는 2024년 기준 아시아 시장 규모를 약 47억달러(약 6조4050억원)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규모는 584억달러(약 80조원)로 추정된다. 2028년에는 610억달러(약 84조원)으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B2B 사업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AI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솔루션을 앞세워 냉난방공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에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북미 신규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냉각시스템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2024 AHR 엑스포’에서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한 홈 IoT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역시 최근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북미 개별 공조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한다.
최근 북미 지역은 공동 주택과 중소형 빌딩 공급이 늘어나면서 개별 공조 시스템과 유니터리(Unitary)·개별 공조를 합친 결합형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삼성전자도 냉난방공조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AI 라이프 솔루션과 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개별 공조 제품에는 기기간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를 적용할 계획이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