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NFT 뛰어든 유통사들, 코로나19 엔데믹·시장 침체에 철수
롯데홈쇼핑 ‘NFT 샵’ 관련 이미지. [롯데홈쇼핑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롯데홈쇼핑이 자체 NFT(대체불가토큰) 거래 플랫폼인 ‘NFT 샵(SHOP)’ 서비스를 종료한다. 2022년 문을 연 지 약 2년 만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7월 2일부터 NFT 샵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NFT 샵은 2022년 5월 롯데홈쇼핑이 자체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에 선보인 NFT 거래 플랫폼이다.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롯데홈쇼핑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었다.
NFT 샵은 거래 화폐를 원화로 지정하고, 접근성과 편의성을 내세우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NFT 샵을 출범하면서 롯데홈쇼핑은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 NFT를 선보였다. 이후 작가 ‘모어킹’의 새로운 시리즈 NFT와 가상모델 ‘루시’, 영화 ‘마녀2’ 등과 협업한 NFT를 연이어 출시했다.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 ‘오픈시(Opensea)’에서 NFT 2차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번 NFT 샵 서비스 종료로 롯데홈쇼핑은 NFT 사업에서 완전하게 손을 뗀다. 벨리곰 NFT 등 롯데홈쇼핑의 나머지 NFT 사업은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이 전담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NFT 사업을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NFT 샵 운영을 종료한다”며 “대홍기획이 NFT 프로젝트 허브로서 벨리곰 NFT을 비롯해 NFT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에 바탕을 둔 그림·사진·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다. 2021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메타버스 기술이 떠오르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유통사들도 NFT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NFT 거래가 급격히 줄었다. 유통사 역시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H.NFT 흰디 이미지. [현대백화점 제공] |
유통사들은 발행한 NFT가 거래될 때 생기는 수수료로 이익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거래가 줄면서 수익원으로 NFT의 이점이 줄었다. 마케팅 효과도 갈수록 위축세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오픈시’의 NFT 거래규모는 2022년 2월 사상 최대치인 36억달러(약 5조원)에서 지난달 4100만달러로 줄었다. 2년 새 100분의 1 수준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6월 선보인 전자지갑 ‘H.NFT’ 서비스를 올해 3월 31일부로 종료했다. 현대백화점은 H.NFT로 할인, 사은품 증정, 라운지 이용 등 온라인 혜택을 제공했다. 신세계도 지난해 대표캐릭터 ‘푸빌라’ NFT를 통해 등급별로 제공하던 혜택을 절반으로 축소했다. 상위 2개 등급에 제공하던 20% 신세계 사은행사 참여권을 10%로 줄인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가에서 일제히 NFT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NFT 시장이 줄고,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하나둘 사업을 접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추세가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