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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년 만에 최저’ 달러당 160엔 돌파…‘슈퍼 엔저’ 언제까지
두 달 만에 달러당 160엔 복귀
엔/유로화도 25년 만에 최고
26일 일본 도쿄에 있는 외환 거래 회사에서 모니터에 미국 달러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을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엔/달러 환율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60.84엔을 기록하며 1986년 12월 이후 38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로 떨어졌다. 엔저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이 두 달 만에 무용지물이 됐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호황인 미국 경기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미-일 금리 차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 하락을 막고 싶었던 일본 정부의 오산”이라고 평가했다.

26일 엔화는 달러당 160.84엔을 기록하며, 지난 4월 29일 달러당 160.24엔으로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보다 가치가 더 떨어졌다. 이날 엔/유로 환율도 유로당 171.79엔으로, 1999년 이후 유로 대비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았다.

미국 금리 인하까지 ‘시간 벌기’를 시도했던 일본 당국의 노력은 사실상 무효가 됐다.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던 4월 29일 당시 일본 당국의 개입이 의심되는 거래가 발생했다. 한때 달러당 159엔대였던 엔/달러는 155엔대로 떨어졌다가 바로 157엔대로 올랐다. 이어 154엔대 후반까지 2엔 넘게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거듭했다.

이번 엔화 가치 하락은 외부적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미국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매파’ 인사로 꼽히는 미셸 보먼 이사는 전날 “우리는 통화정책 결정이 어떻게 진화할지 고려할 때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반등한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의향이 여전히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왼쪽)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2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최근 금리를 인하한 유럽중앙은행(ECB)과도 여전히 금리 차가 크다는 점도 엔저에 한 몫 했다. 지난 5일 유럽 기준금리는 4.5%에서 4.25%로 내렸으나, 0~0.1%인 일본 금리와는 여전히 4% 이상 차이가 난다. 닛케이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저금리정책을 실시해, 일본과 유럽과의 금리 차가 계속된다는 견해가 퍼졌다”며 “엔/파운드도 202.95엔으로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 당국의 대응이 엔저를 부추기는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7월로 미루자 시장은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파)적 신호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BOJ가 적극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적다”고 했다.

일본 소재 은행의 외환트레이딩 담당자는 닛케이에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발표되면 달러당 162엔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급속한 엔저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엔화 움직임이 한 방향인 것은 틀림없다. 과도한 움직임에는 필요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사토 재무관은 ‘필요한 대응’은 일본 경제 여건과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한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시장에서는 당국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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