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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미 대선 누가되든 자국우선주의, 면밀히 대비해야

10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약 50일 앞두고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TV토론은 경제·이민·낙태·외교 등 현안에 극명한 차이를 확인한 자리였다. 인플레이션 등 바이든 정부의 실책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비켜가며 상대의 약점을 파고든 해리스의 영리한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날 토론 직후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 중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봤다. 최근 다소 하락세를 보이던 해리스가 다시 상승세를 탄 셈인데 그만큼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번 TV토론은 미 대선의 분수령으로 꼽혔다. 대선후보로 처음 TV토론에 나선 해리스가 산전수전 다 겪은 트럼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중도층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 때문이다. 해리스가 선전했지만 미 대선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자국우선주의’가 미국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대놓고 ‘관세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엄청난 관세 부과를 통해 다른 나라와 세계를 위해 미국이 지난 75년 동안 한 일들에 대한 돈을 돌려받게 될 것”이라며 관세 공약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해리스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며 동맹을 규합한 경제 압박 등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상태다. 미국과 중국 둘 다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필수적인 경제 파트너라는 점에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외교 안보 측면에선 트럼프 리스크는 상당하다. 트럼프는 이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2개 회원국 가운데 상당수가 동맹에 대한 재정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지난달에도 “도둑질”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현재 나토 회원국가의 방위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인데 3%가 돼야 한다는 게 트럼프 주장이다. 미국의 동맹과 우방국을 압박해 비용을 받아내겠다는 것으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북핵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라며 북한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해리스의 민주당도 새 정강에서 북한 비핵화를 빼 안보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우리로선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다. 두 후보의 정책 방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실질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보호주의 파고를 넘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안보 측면에서도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고 북핵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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