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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때는 너도나도 못해서 난리였는데” 잘나가던 카카오 골프 사달났다
카카오VX가 운영하는 ‘프렌즈 스크린’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 20년 차 골퍼 A씨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스크린 골프를 치려고 예약 전화를 걸었다 당황했다. 예약이 꽉 차있어야 할 스크린 골프장이 일제히 한산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골프가 유행하면서 명절마다 가족 손님으로 스크린 골프장이 북적였는데, 여유롭게 예약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때 잘 나가던 카카오의 골프 계열사가 위기에 봉착했다. 카카오가 비핵심 계열사 정리에 나서면서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회사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자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빠르게 몸집을 줄이고 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인 뮤렉스파트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VX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뮤렉스파트너스는 회사 설립 후 처음 진행한 사모펀드(PE) 투자로 카카오VX를 고려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스크린골프장. [독자 기자]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스크린 골프, 골프용품, 골프 예약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카카오VX가 운영하는 ‘프렌즈스크린’은 매장 수를 기준으로 국내 스크린골프 브랜드 중 시장 점유율 18%(202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VX는 골프 유행이 꺾이면서 실적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2021년 영업이익 2억원에서 2022년 163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지난해 77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카카오의 계열사 정리를 위한 매각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플랫폼이나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성남=임세준 기자

골프용품, 헬스케어,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철수 역시 매각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VX는 지난달 골프용품, 헬스케어,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올해 안에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인력 구조조정 역시 진행 중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철수를 결정한 사업부문에서 100여 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뮤렉스파트너스 사옥 앞에서 카카오VX 매각 반대에 대한 피케팅을 진행하며 “골프 산업이 축소되면서 회사 역시 위기를 겪었고 지난해 100여 명 희망퇴직을 진행했다”며 “올해는 희망퇴직이 아니라 사업 부서 철수를 얘기하고 있고, 해당 부서에서 100여 명이 구조조정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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