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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영끌족’ 2021년보다 대출 더 받았다
올 잔액 11.4조 증가...전 연령대 중 ‘최대’
소비위축 우려 속 “당국 엇박자 정책 원인”

고금리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불타오르는 가운데, 유독 30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상승세가 여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지난 2021년과 비교해서도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요가 주담대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가계 재무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이유다.

▶30대 ‘영끌족’이 주담대 증가세 주도했다=26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 금융권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30대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56조1574억원으로 지난 2023년 말(144조7036억원)과 비교해 11조4537억원(7.92%)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올해 주담대 잔액이 10조원 이상 늘어난 연령대는 30대 차주가 유일했다. 그 뒤로는 ▷40대 9조8780억원 ▷50대 7조6375억원 ▷60대 이상 5조6414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체 주담대 잔액이 35조3956억원(3.53%)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전체 3분의 1에 속하는 32.4%의 주담대가 30대 차주들에 집중됐다는 얘기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초저금리 여파로 촉발된 패닉바잉(공황매수) 사태가 벌어진 2021년과 비교해서도 두 배가량 빠른 증가세다. KCB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30대 차주의 주담대 증가액은 11조8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7월까지만 30대 주담대 잔액이 2021년 주담대 증가액의 97%가량 늘어난 셈이다.

지난 8월에도 은행권에 역대 최대 수준의 주담대 잔액이 몰린 것을 고려하면, 이미 청년층을 중심으로 2021년 수준을 뛰어넘는 부동산 ‘광풍’이 불어닥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중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8조9115억원으로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고금리 여파로 인해 주담대를 제외한 여타 대출 규모는 꾸준히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담대 증가액이 사상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며, 전체 가계대출 규모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7월 말 기준 30대 차주의 가계대출 잔액은 408조1735억원으로 전 연령대 중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액(5547억원)을 기록했다.

▶고금리 ‘영끌’에 소비위축 우려=문제는 이같은 ‘영끌’ 열풍이 향후 국내 경제 전체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비여력 약화다. 특히 주택 구매 시 자기자금 비중이 낮은 영끌족이 늘어날 시, 전반적인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 소득 중 상당 부분이 원리금 상환 등에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차주들에 적용되는 주담대 금리는 2021년과 비교해 더 높은 수준인 점도 소비위축 우려감을 더 키우고 있다. 2021년 당시에는 0%대 기준금리가 유지된 영향이다. 이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는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동안 국내은행이 취급한 주담대 평균금리는 3.85%로 지난 2021년 2분기(2.72%)와 비교해 1.13%포인트 높았다.

심지어 금융권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주담대 금리 수준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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