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방치하면 뇌가 망가진다, 노인 우울증[명의]
행복한 노년기를 위해 노인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방법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EBS 1TV '명의'가 방치하면 위험해지는 노년의 병, 노인 우울증을 다룬다. 11일 밤 9시 55분 방송되는 ‘방치하면 뇌가 망가진다, 노인 우울증’ 편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명의 임현국 교수와 함께 노인 우울증 극복 방법을 알아본다.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 그런데 이러한 초고령사회 진입은 각종 질병의 증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노년기 발생하는 들쭉날쭉한 수면장애, 잃어가는 활력. 의기소침하고 자존감이 떨어진 모습 등은 나이가 들면서 겪는 당연한 증상이라 여기기 쉽지만 이것이 바로 노년기 우울증의 시작일 수도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인들. 이렇게 노인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인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닌 신경생물학적 뇌 변화와 사회적 고립감에서 비롯된 심리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노인 우울증을 예방하고, 올바른 치료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방법을 '명의'에서 설명한다.

-뇌를 공격하는 노인 우울증

딸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는 80대 여성. 환자는 심각한 기억력 저하와 환청, 환시 등 이상 행동들을 보이고 있었다. 혼잣 말을 하거나 15년 넘게 한 동네 살던 이웃집 사람들을 잊어버리는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들이 나타났지만 치매를 감별하기 위한 신경심리검사와 CT, MRI검사에서 모두 정상 소견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병명은 무엇일까? 바로 노인 우울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울증이 치매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난 걸까? 그건 바로 우울증이 뇌에 손상을 줬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 우울증은 뇌의 회복성을 떨어뜨려 손상이 더 쉽게 발생하는데, 우울증이 발생하면 뇌 내 신경염증이 증가하고, 신경염증들은 신경세포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며 퇴행성 인지 기능 장애에서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와 집중력 상실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똑같은 기억력 장애! 우울증과 치매의 차이는?

치매와 노인 우울증 모두에게 나타나는 기억력 장애! 그렇다면 차이는 무엇일까? 알츠하이머병과 노인 우울증은 기억력 장애의 원인과 양상이 다르다. 먼저 알츠하이머병은 독성 물질인 타우 단백질이 해마를 둘러싼 내측 측두엽을 손상시켜 기억력 장애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새로운 정보는 입력되지만 이를 저장하지 못해 최근 기억부터 사라지게 된다.

반면, 노인 우울증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에 손상을 일으킨다. 우울증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기억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인 우울증이 치매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 유발 요인을1.6~1.8배 정도 높인다. 신경 염증이 뇌를 공격하고, 뇌의 방어력이 무력화되면서 치매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노인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노인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 분비의 이상에서 비롯된다 전해지는데, 기분과 식욕, 수면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정서와 기억을 관장하는 노르에피네프린, 즐거움과 보상에 영향을 미치는 도파민의 균형이 스트레스에 의해 깨지면서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전해진다. 이에 따라 보통 항우울제를 통해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막아 우울증을 치료한다. 하지만 노인 우울증은 치료를 제대로, 제때 하지 않으면 극단적 선택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점이다.

OECD국가 중 노인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 만성질환, 신체적 기능 저하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사회적 고립이다. 특히 노인의 경우 오직 부정적 생각에만 몰입하는 ‘터널 뷰’ 현상에 빠지기 쉬운데 가족과 이웃의 관심과 배려가 노인자살률을 막는 중요한 예방법이 된다.

-약효가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는 노인 우울증 치료

노인 우울증은 일반 성인 우울증보다 치료가 더 까다롭고 어려운 것이 특징인데 그 이유는 바로 치료 저항성 때문이다. 노화로 인해 뇌의 신경 가소성이 감소해 약효가 떨어지는데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약물 치료 후 약 3~4주 내에 첫 번째 반응이 나타나지만, 노인들은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인 4~5주 정도 기다려야 반응이 나타난다. 그만큼 치료의 인내가 필요하다. 항우울제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약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치료의 효율성을 낮추고 있다. 과연 항우울제는 중독성과 내성을 가지고 있을까?

-노인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4년 동안 우울증을 앓아왔지만, 이제는 활기를 되찾은 70대 여성. 지금은 약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그렇다면 그녀가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꾸준한 약물 치료와 규칙적인 운동, 가족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여러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 것이 그녀를 우울증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노인이라서 당연히 아프고, 노인이라서 당연히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는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는 우리의 부모님과 이웃의 어르신들이 하루라도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고 활기찬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인 우울증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